한가위 특집ⅠPB가 전하는 부자들의 투자세계 | ||||
[이코노믹리뷰 2007-09-20 | ||||
“앉아서 이자 따먹기는 옛말… 주식서 그림까지 돈 되는 건 입질” 금융권에‘부자고객’이 늘고 있다. 세계적 컨설팅사인 캡제미니에 따르면 국내에서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9만9000여 명이며 이 중 상위 1%는 10만 세대로 추정된다. 또 지난해 부유층(순자산 100만 달러 이상 보유자)은 전년보다 14% 증가했고 이 증가율은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수치에 해당된다고 한다. 과거보다 수적으로 많아진 부자들. 이들은 과연 넘쳐나는 자산을 어떻게 관리할까. <이코노믹 리뷰>는 강남과 강북지역에서 거액 재산가들의 자산을 관리해주고 있는 프라이빗뱅커들을 초청해 최근 서울 부자들의 투자관심도에 대해 짚어봤다.
“VIP고객들은 한 은행만 거래하지 않는다. 하다 못해 정기예금에 가입해도
“최근 부자들은 매스컴에 안 나온 새로운 상품에 관심이 많다.
“부동산은 중산층의 고민거리이지 부유층엔 고민대상이 아니다.
“부자들은 30억원을 들고 왔으면
“강북은 2세대 부자들인 40대가 많은데 상당히 보수적이다.
▷요즘 부자들은 주식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나.
홍은미 지점장(이하 홍 지점장) : 거액 자산가들은 2005년도에 장이 그렇게 올랐어도 주식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특히 예금 자산가들은 더했다. 하물며 2007년 지수 1400에서 1500, 1600을 찍는 순간까지도 코웃음을 칠 정도였다. 그런데 1800을 찍고 2000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하락해서 1600에서 안정세로 접어들자 그 때부터 많은 고객들이 (투자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올해는 거액자산가들에게‘펀드의 시대’‘투자의 시대’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심어주는 원년이라고 생각한다.
▷여윳돈 5억원이 있다면 부자들은 주로 어디에 투자하나. 주식인가 펀드인가. 김재욱 팀장(이하 김 팀장) : 주로 거치식 펀드로 들어간다.
▷적립식 펀드로 유도할 때 부자들은‘쪼개서 넣으세요’하면 잘 안 하는 것 같던데. 정인우 팀장(이하 정 팀장) : 기본적으로 VIP들은 적립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냥 30억원을 들고 왔으면 국내에 10억원, 선진국에 10억원, 이머징마켓에 10억원, 이런 식으로 분산투자하지 적립식으로 하는 이는 별로 없다. 변액연금의 경우도 본인명의, 부인명의, 자녀명의 등으로 나눠서 넣는다. 실제 적립식수익증권이‘달러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매입단가 하락효과)’덕에 다른 상품에 비해 유리하다고는 하나 2년쯤 지나서 수익률을 따져보면 한꺼번에 넣어 2년 만에 찾는 경우와 적립식수익증권으로 넣은 경우가 수익률 차가 많이 난다. 물론 장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월 단위로 나눠서 투자하는 것에 고객들은 마음을 크게 안 움직인다.
홍 지점장 : 부자들에게는 ‘적립식’이라는 표현보다는‘분산투자’의 개념이 맞다고 본다. 분산투자는 적립식이든 거치식이든 가장 기본적인 투자의 개념이다. 흔히 금융회사 직원이 말하는 적립식의 개념은 소액을 넣어서 목돈 만드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분산투자와 관련해 헤지펀드 얘기를 좀 해보자. 미국의 경우 헤지펀드는 수익이 되기 때문에 (고객들이) 찾는 게 아니라 저상관 관계, 즉 주(主) 펀드 손실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게 핵심 아닌가.
홍 지점장 : 주식하고 상관 없는 펀드도 있다.
정 팀장 : 헤지펀드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펀드 자체가 환매도 3개월에 한 번꼴로 되고 자산 안에서 투명성도 약하기 때문에 실제로 그렇게 적극적으로 찾는 고객들은 별로 없다.
홍 지점장 : 헤지펀드에 대한 정의를 먼저 내리자. 지금 말하는 것은 대안투자(펀드)를 얘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헤지펀드 허용이 안 되니까 헤지의 개념이 외국의 헤지펀드가 아니라 기존 주식형 펀드를 헤지할 수 있는 대안펀드 개념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미국시장에서의 헤지펀드 개념이 우리나라에서도 실현 가능한가. 홍 지점장 : 가능하다고 본다. 내가 알기로는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이면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가 풀릴 것으로 본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도 준비하고 있으니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헤지펀드를 할 수 있는 회사를 정부가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 하면 이제 부자들이 기존의 상품들과 다른 새로운 것들을 찾는 요구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 지점장 : 맞다. 갈수록 (부자)고객들은 프라이빗하게 돈을 특별히 관리해주는 스페셜 팀을 원한다. 알다시피 기존 금융회사의 투자자문팀들이 부티크 형식으로 따로 독립해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사례가 몇몇 있다. 그렇게 성공한 케이스가 코스모투자자문사다. 이처럼 향후 자산관리사(FP)들이 독립을 많이 할 것으로 본다. 거액자산가들의 니즈가 이미 투자시장에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돈을 잘 운영해줄 수 있는,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굳이 거대 금융기관이 아니라도 거액을 맡기겠다는 게 부자들의 심리다.
▷부자들이 친구나 가족들끼리 몇 명만 모여 따로 자산을 맡기는 패밀리 오피스(가문자산관리)가 전 세계적으로 6000∼8000개가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시스템이 곧 나오지 않겠나.
홍 지점장 : 국내에도 이미 그런 팀이 있는 것으로 안다. 동호인끼리 모여 해외에서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식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 부자들은 매스컴에서 안 나온 새로운 상품이 없는지 관심이 많다. 해외에는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왜 없느냐는 식으로 새로운 상품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
김 팀장 : 그런 것들은 우선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돼야 가능한 얘기다. 자통법이 시행되면 새로운 니즈를 수용할 다양한 투자상품이 넘쳐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지금은 (여건상)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고 싶어도 운용하는 데 제약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 법 테두리에서 움직여야 하니까 더더욱 그렇다.
홍 지점장 : 내 생각으로는 (신상품 창출은) 제도를 탓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지금 PB들이 가져가야 할 역량이 있다면 바로 기존 제도권 속에서 움직였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나 은행권이 그렇다. 나 같은 경우는 은행권의 한계를 깨닫고 증권사로 옮긴 케이스다. 지금은 고객들이 브랜드보다는 PB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은행이든 증권사든 브랜드 개념이 아니라 개인 브랜드를 찾는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PB 개인의 역량을 오픈 마인드로 강화해야만 고객의 니즈를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 팀장 : 일반고객과 PB 고객의 차이가 바로 그런 부분이다. 일반 고객은 은행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 아직도 나(PB) 보다는 은행 브랜드를 보고 돈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이와 달리 은행보다 증권회사는 아무래도 담당직원의 역량이 크게 좌우되고 있는 곳이 아닌가. 우리 은행의 예를 들어봐도 VIP고객들은 한 은행만 거래하지 않는다. 조사해보니까 강남과 강북 PB센터의 차이는 있지만 복수거래가 많다.
하다못해 정기예금에 가입해도 A은행에 10억원, B은행에 10억원, C은행 10억원 이런 식으로 분산한다. 궁극적으로 고객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어서 PB들의 역량에 따라 거래처나 담당직원(PB)을 언제든 바꿀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부자들 해외펀드 실제 많이 하나.
홍 지점장 : 비과세가 되니까 국내펀드보다 더 많이 한다. 국내시장은 하나지만 해외 시장은 다양하지 않는가.
정 팀장 : 그동안 국내펀드와 관련해 주식에서 발생하는 차익에 대한 비과세를 알고 있었음에도 고객들이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너무 크게 봤기 때문에 해외에 투자하는 데 있어 망설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해외펀드 비과세 얘기가 나오면서 해외펀드에 대한 투자가 점차 늘기 시작했다. 거기에다가 일본이나 서유럽 등의 지역에서 좋은 전망이 나오고 좋은 퍼포먼스도 나오자 국내펀드보다 해외펀드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더 가속도를 냈다. 그러나 주가 변동이 줄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오히려 국내 펀드에 대한 가능성을 고객에게 강조하고 있다. 서유럽, 일본에서의 주가하락은 어차피 그 곳 시장이 붕괴되지는 않으니 시간을 두고 가자고 말하는 편이다. 중국펀드도 사실 약간의 조정은 있겠지만 향후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고객들에게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비중을 7대3이나 6대4로 소개하고 있다. 해외펀드의 경우 선진국, 글로벌, 이머징 마켓에 분산 투자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부동산에 대한 부자들의 관심은 어떤가.
홍 지점장 : 부동산은 그냥 보유 개념으로 가고 있다. 중산층의 고민이지 부유층의 고민대상은 아니다. 좋은 동네에서 계속 오르니까 의미가 없다.
김 팀장 : 강북은 아직 강남에 비해 보수적이다. 60∼70대는 물론 90대의 거액자산가들이 많아 부동산을 처분하고 펀드로 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홍 지점장 : 본질적으로 부동산과 관련해 종부세 등 세금 부분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강남의 경우 부동산에서 금융자산 쪽으로 포트폴리오가 재편되고 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김선태 지점장(이하 김 지점장) : 부동산 자금이 (펀드 쪽으로) 넘어간다고 해서 부동산을 팔아서 펀드로 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부동산에 투자할 자금을 주식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보는 게 맞다.
홍 지점장 : 지금의 자산가는 60대 이상이라고 봐야 한다. 적어도 50대 중반 이후의 연령대다. 50대 초반은 사실 거액자산가에 속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그들은 아직도 부동산에 전통성을 두고 있다. 따라서 지금이 (투자개념에 대한 사고와 관련)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할 때다. 벌써 강남 일부 지역은 40대 자산가들만 해도 부동산 수익이 크다고 보지 않는 게 대세다.
김 지점장 : 내가 근무하는 곳(강북)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2세대 즉, 부자의 2세들이 40대인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여전히 보수성을 띠고 있다. 자산이 100억원이나 되는 40대의 몇몇 고객을 어떻게든 부동산에서 펀드로 옮겨보려고 하는데 잘 안 된다.
▷부동산에서 펀드로의 상품이전을 고려하고 있지 않는 분위기인가.
김 팀장 : (강북)부자인 경우 지금 상품에서 금액을 더 늘리기를 원하지, 새로운 상품으로의 전환을 원하는 이가 많지 않다. 지금 있는 것만 관리하기에도 머리 아프다고도 한다. (펀드로의 투자이전) 필요성을 못 느낀다. 특히 연세 있는 분은 더더욱 보수적이다. 크게 주식 뜬다고 해서 부동산 다 팔고 주식 하지는 않는다. 재미 삼아 해볼까 하는 정도다.
홍 지점장 : 장이 좋다고 해서 부동산을 팔아서 주식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진 고객은 별로 없다. 다만 기존 금융자산 중에 포트폴리오가 펀드 쪽으로 거의 넘어오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정기예금의 경우는 거의 부자들은 안 한다고 보면 된다.
▷미술품과 같은 아트펀드에 대한 부자들의 수요는 있나. 일부에서는 투기조장 등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던데.
홍 지점장 : 그것도 중국이 개방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원자재가격 상승 이유도 중국 경제의 개방 때문이다.
▷그것과 미술품이 무슨 관계가 있나.
홍 지점장 : 미술품도 중국 경제의 개방붐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 사례 중 하나다. 소비라는 측면에서 중국에서의 미술품 수요가 어마하게 늘어났다. 그게 세계시장을 흔들면서 미술품에 대한 수요 트렌드가 국내까지 넘어온 것으로 봐야 한다. 국내에서 스스로 생성된 게 아니다.
▷서울옥션이나 K옥션에 살 수 있는 아트 인베스트는 300명도 안 된다. 그런데 그 규모가 1000억원이 넘는다는 건 이상하지 않나.
홍 지점장 : 인사동에 최근 와서 보니 작년에 그림 보러 왔을 때랑 지금의 인사동 거리가 너무 다르다. 전시회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이런 현상은 이제는 그림을 찾고, 보고, 사는 문화가 일반화, 대중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옥션에 참여하는 부자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것은 향후 아트펀드에 대한 무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혹 매스컴에서 (아트펀드와 관련해) 분위기를 너무 조장한 건 아닌가.
홍 지점장 : 아니다. 내 고객들은 그림 수집하는 분이 대부분이다. 이미 그 부류에서는 문화적인 그림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급속도로 대중화되는 시점이 요즘이다. 그림값이라는 게 1∼2년 사이에 2배나 3배까지 뛰진 않았었다. 소수의 사람만이 작품을 수집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면서 부자들 중 예전에 그림에 대한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도 새롭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그림 시장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커가고 있다.
▷실제 아트펀드를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나.
김 팀장 : 우리는 갤러리뱅크라고 해서 서울옥션을 통해 고객에게 (미술품을) 팔기도 하고 센터를 순회하며 전시회를 갖기도 한다. 20여 점의 고가 그림을 걸어 놓고 손님들이 감상하는 정도다.
정 팀장 : 우리도 한 달에 한 번씩 전시품을 바꿔가며 고객들에게 선보인다. 고 백남준 씨 작품을 비롯해 다양하다. 하지만 아직 고객이 (그림을) 사겠다는 분들은 적고 대부분이 그저 작품을 감상하는 수준이다. 아트펀드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은 좀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 만들어진 아트펀드는 사모펀드를 통해 고객이 참여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내 쪽으로는 아직 (아트펀드가) 설정이 안 된 것으로 안다.
홍 지점장 : 아직 국내작가들의 아트펀드는 없다. 사모펀드 만드는 일을 예전에 좀 해서 아는데 국내 작가들만으로는 아트펀드를 설정하기가 힘든 게 우리 현실이다. 시장(파이)자체가 너무 작고 소장품(미술품)이 유통돼야 사모펀드가 되는데 그것도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사모펀드의 아트펀드는 해외작가들을 갖고 한다. 최근은 중국 작품들이 많은데 조만간 (아트펀드에 대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요즘은 자산가 2세들의 그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온 이들이 대부분인데 그림의 가치에 대해 많이 아니까 직접 뉴욕 옥션에 갖다와서 (그림을) 가져온다든지 관심이 많다. 이들의 아트펀드 수요가 점차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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