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경(天符經) '고인돌과 거석문화'
* 윷놀이판 : 國立 民俗博物館 所藏
大三合六生七八九
으뜸되는 셋이 모이면 여섯이 되며, 이어서 일곱과 여덟, 아홉이 된다.
대삼합육(大三合六) 생칠팔구(生七八九) ; 대(大)는 사람이 팔을 넓게 벌리고 있는 모양에서 비롯된 것으로, 존귀(尊貴)하다, 으뜸이다라는 뜻도 있으며, 합(合)은 삼각형(三角形)과 사각형(四角形)이 모여있는 모양으로 여러 입(口)이 하나로 뭉친다는 뜻이 있다. 이 구절(句節)에서 육(六)이 하나가 더 있어야 하지만 전체 짜임새를 위하여 줄인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서는 일(一), 이(二), 삼(三)에서 육(六)과 칠(七), 팔(八), 구(九)라는 숫자가 만들어지는 방법(方法)을 기술(記述)하고 있다. 이 다음 구절인 사(四), 오(五)를 포함하면 구(九)까지의 숫자를 보여주고 있어, 천부경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이미 십진법(十進法)이라는 산술개념(算術槪念)이 확립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삼(三)이라는 숫자에는 3 이상의 수를 모두 포함하기도 하여 처음에는 단지 일(一), 이(二), 삼(三)이라는 세 개의 숫자 만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1)
하늘과 땅, 사람을 대표하는 하나(一), 둘(二), 셋(三)은 모든 만물(萬物)의 생성(生成)과 수많은 변화(變化)의 원리(原理)를 찾아볼 수 있는 숫자로서 숫자 중에 으뜸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으뜸되는 셋(大三)은 하나(一), 둘(二), 셋(三)을 말하며, 이것이 모두 합하여 여섯(六)이 만들어지고, 여섯에 다시 하나(一), 둘(二), 셋(三)을 각각 합하면 일곱(七)과 여덟(八), 아홉(九)이 만들어진다. 주역(周易 또는 易經, Iching)에서 말하는 도(道)에는 천도(天道), 인도(人道), 지도(地道)의 삼재(三材, 三才能)가 있는데, "삼재(三材)를 함께하여 둘로 나누었더니 육(六)이 되었다. 그렇다고 하여 육(六)이 삼재(三材)와 달라진 것이 아니라 삼재(三材)의 도(道)이다. 도(道)가 다르게 바꾸어진 것이며, 이를 효(爻)라고 하는 것이다."(2)라고 말하고 있다. 즉 도(道)를 셋으로 구분하고 다시 셋을 둘씩 더 구분하여 도(道)를 여섯가지의 기본적인 모양(象)으로 분류(分類)하였다는 말이다. 그런데 기본수(基本數) 가운데 육(六)은 짝수이자 음수(陰數)로서, 삼(三)으로 대표되는 사람(人)과 만물(萬物)의 터전이 되기도 한다. 하늘과 땅, 그리고 동서남북(東西南北)의 방위를 모두 합하면 여섯 개의 방위(方位)가 만들어져서, 현재의 위치(位置)를 삼차원(三次元)에서 판별(判別)할 수 있게끔 한다. 입체(立體)로 말하면 육면체(六面體)로서, 그 육면체(六面體) 속에서 동서(東西)를 연결하는 좌표(一)와, 남북(南北)을 연결하는 좌표(ㅣ), 천지(天地)를 연결하는 좌표(十 또는 二) 등, 세 개의 좌표(座標)를 설정(設定)하여 삼차원(三次元) 공간(空間) 속의 위치(位置)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태백일사(太白逸史)에 인용된 진역유기(震域留記)에서는, 남북조(南北朝) 시대의 "제(齊, Chhi, A.D. 479~502)나라 풍속(風俗)에는 여덟 신(八神)에게 드리는 제사(祭祀)가 있다. . . . 즉 팔신(八神)은 여덟 부족(部族)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그 당시에는 매우 성행(盛行)하였다"(3)라는 말이 있다. 즉 경배(敬拜) 대상이 조상(祖上)에서부터 비롯하였으며, 나중에는 그 조상이 신(神)으로 신격화(神格化)되었다는 것으로서, 팔(八)이란 숫자에 특별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역경(易經)을 풀이하여 놓은 계사전(繫辭傳)에는, "역(易)에는 태극(太極)이 있다. 여기에서 양의(兩儀)가 생기며 양의(兩儀)는 사상(四象)을 낳고, 사상(四象)은 팔괘(八卦)를 낳는다. 팔괘(八卦)는 길흉(吉凶)을 정하고, 길흉(吉凶)은 커다란 선악(善惡)의 결과(結果)를 만든다."(4) 여기에서 양의(兩儀)는 음(陰)과 양(陽), 사상(四象)은 소음(少陰), 소양(少陽), 노음(老陰, 太陰), 노양(老陽, 太陽)을 말하는 것이다. 즉 하나에서부터 계속 둘로 분리되어 파생되는 수(數)에 음(陰)과 양(陽)의 성격을 부여(附與)하고, 그에 맞는 의미와 이름을 붙여 놓은 것이다.
동양사상(東洋思想)의 주류(主流)는 모든 사물(事物)과 현상(現象)을 음양(陰陽)의 두가지 성격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수(數)에 있어서도 양수와 음수로 구분하여 홀수를 양(陽)으로, 짝수를 음(陰)으로 규정하였다. 이같은 사례는 역경(易經)에서도 나타나는데, 하늘에 속한 양수(陽數)를 일(一), 삼(三), 오(五), 칠(七), 구(九)로 보며, 땅에 속한 음수(陰數)를 이(二), 사(四), 육(六), 팔(八), 십(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양수(陽數)를 모두 더한 25를 천수(天數)라 하고, 음수(陰數)를 모두 더한 30을 지수(地數)라 하며, 천지(天地)가 합쳐진 수(數)인 55(五五)를 변화(變化)가 일어나고 귀신(鬼神)이 움직여서 기묘(奇妙)한 일이 이루어지는 숫자라고 한다.(5) 천지수(天地數)인 55는 하도(河圖)에서 보이는 수(數)와 같은 것으로서, 복희씨(伏犧氏, 伏羲)는 이 하도(河圖)를 바탕으로 팔괘(八卦)를 만들었다고 한다. 오른쪽 그림이 하도(河圖)이다. 여기에서 음(陰)은 ●, 양(陽)은 ○으로 표시되는데, 중앙과 네 방향에 나열되어 있는 동그라미들 가운데 음(陰)은 음(陰)대로, 양(陽)은 양(陽)대로, 세 개의 숫자 집합(集合)을 추려 각 방향에서 합쳐진 수(數)를 육효(六爻)의 모양으로 바꿔놓으면 팔괘(八卦)가 만들어진다.(6)
즉 최초의 팔괘(八卦)는 동서남북과 중앙에 이미 정해져 있는 여러 모양(象)들을 양수(陽數)와 음수(陰數)의 조합(組合)으로 대표하여 놓고(象數), 그 숫자들의 합으로 다시 세분된 변화(變化)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계사전(繫辭傳)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팔괘(八卦)를 줄지어 늘여놓으니 그 속에 강하고 약한 모양(象, 形象)이 들어있다. 이어서 다시 겹쳐놓으니 그 움직임(爻, 動作)이 들어있다."(7) 자연(自然)의 무궁한 변화(變化)는 그 근원인 하늘이자 하나에서 파생된 것들이다. 그렇기에 모든 변화는 그 하나를 구분하고 구분하여서 나오는 숫자, 즉 곱하고 곱한 것을 그 이름이자 언어인 숫자로 대표하여 말할 수 있으며, 수만가지 자연계의 변화가 방향(方向)과 관계되어 그 속성(續性)이 생기고 결정(決定)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따라서 팔괘(八卦)를 통하여 세상의 무궁한 변화를 읽을 수 있으며, 예측(豫測)도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팔(八)이란 숫자는 하늘과 땅 사이에 서있는 인간(人間)의 위치(位置), 즉 어느 곳에 사람이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나 만물이 달라질 수 있기에, 그 위치를 결정지어주는 네 방향에서 나온 것이라고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다.
단군(檀君)시대에 천제(天祭)를 드릴 때, 독특한 제례(祭禮) 방법이 있었다. 이름하여 삼륙대례(三六大禮 또는 三六九拜)라 하는 것으로, 단군세기(檀君世紀)를 보면 이런 기록(記錄)이 나온다. "단군(帝)께서 삼랑을(三郞乙) 보륵(普勒)을 불러 신선(神仙)인 종(倧)과 전(佺)의 도(道)를 묻자, 보륵은 엄지손가락을 교차(交叉)하고, 오른손을 얹어 삼육대례(三六大禮)를 드리고 말하였다. . . . 이리하여 조정(朝廷)에서는 종(倧)의 가르침(訓示)이 있었고, 백성(百姓)들에게는 전(佺)의 타이름(責望)이 생겼다."(8) "단군(檀帝)께서 친히 절을 하시는데, 초배(初拜)는 세 번, 재배(再拜)는 여섯 번, 삼배(三拜)째는 아홉번 머리를 조아리는 예(禮)를 드렸다. 따라온 무리들은 특별히 열번을 드렸으며, 이를 삼육대례(三六大禮)라 한다." (9) 이어서 단군세기(檀君世記)에 나오는 글을 보도록 하자. "삼육대례(三六大禮)에서 엄지손가락을 교차(交叉)시키는 이유는 오른쪽 엄지손가락은 자(子)를 가르키고, 왼쪽 엄지손가락은 해(亥)를 가르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른손을 위에 얹는 것은 태극(太極)을 형상하기 때문이다. . . . 마음을 가다듬듯이 손을 모아 하늘을 생각하고, 꿇어앉아 기(氣)를 순화(純化)시킨다. 순한 기(氣)를 무릎에 모이게하여 땅에 감사드린다. 머리가 땅에 닿도록 엎드려 절을 하는 것은 조상에게 보답(報答)하는 것이다."(10)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세 번, 여섯 번, 아홉 번 등으로 삼(三)이 계속 더해지고 있으며, 몇번 절을 하는가 하는 것은 곧 경배(敬拜)하는 대상(對象)의 숫자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초배(初拜)의 삼고(三叩)는 삼신(三神)을, 재배(再拜)의 육고(六叩)는 삼신(三神) 아래의 여섯 신(神), 삼배(三拜)의 구고(九叩)는 그 아래의 아홉 신(神)에게 절을 하는 것이어서, 각기 숫자에 해당하는 신(神)들에게 인사를 드린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대중(大衆)들이 열번(十叩)을 하므로서, 십(十)이란 숫자가 의미하듯이 제례(祭禮)가 완벽하게 이루어지고, 전체의 인사가 끝나게 되는 것이다. 이로서 국왕(國王)과 신하(臣下), 그리고 온 국민(國民)이 모든 신(神)에게 최대한의 예(禮)를 다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삼(三)으로 대표되는 인간과 만물은 다시 음(陰)과 양(陽)으로 구분되어 육(六)이 되며, 이 육(六)은 다시 주변 환경과 그 속에 살게되는 인간이라는 음양(陰陽)의 상대적(相對的) 개념(槪念)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인간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있는 주변 환경을 음(陰)으로 볼 수 있으며, 그 환경 속에서 능동적(能動的)으로 살고있는 사람과 동식물들을 양(陽)으로 말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자연환경(自然環境)을 대표하는 사(四)와 육(六), 팔(八)은 원래 음수(陰數)이면서도 인간과 주변 환경과 관계되어 상대적으로도 음(陰)이 된다. 다시 천부경 구절(句節)로 돌아가 보면, "대삼합육(大三合六)"은 간단하게 생각하여 하늘에서의 두가지, 즉 천일(天一)과 천이(天二), 땅에서의 두가지, 즉 지일(地一)과 지이(地二), 사람에서의 두가지, 즉 인일(人一)과 인이(人二)를 합한 것을 말한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생칠팔구(生七八九)"는 앞서 말하였듯이, 육(六)에서 다시 일(一), 이(二), 삼(三)을 각각 합하여 칠(七)과 팔(八), 구(九)가 만들어진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다음 음수(陰數)인 십(十)에 이르게 되면 신(神)의 조화로 인하여 다시 삼(三)으로 환원(還元)되는 완전한 수(數)이어서, 십(十)에 하나 못미치는 구(九)에서 인간이 다룰 수 있는 모든 수(數)가 끝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구(九)는 삼(三)의 세계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최고(最高)의 숫자라고 할 수 있다.
運三四成環五七
셋과 넷을 움직여 다섯과 일곱을 돌아가게 한다.
운삼사(運三四) 성환오칠(成環五七) : 운(運)은 군대(軍隊)가 움직이는 모양에서 비롯된 것으로 돌리다, 움직이다라는 뜻이 있으며, 사(四)는 네모진 모양(口)을 사방(四方) 또는 네부분으로 갈라논 모양에서 비롯되었다. 휴애거사(休崖居士) 범장(范樟)이 지은 북부여기(北夫餘記)를 보게되면, "기유(己酉) 3년(B.C. 192)에 경향분수(京鄕分守)의 법(法)을 세워, 수도(首都)에서는 천왕(天王)이 직접 경비(警備)를 총지휘하며, 지방(地方)에서는 네군데로 나누어 요새(鎭)를 설치하니, 마치 윷판과 같아 용도(龍圖)의 싸움을 보는 듯하고 그 변화를 알게되더라"(11)라고 쓰여있다. 동이족(東夷族)의 후손(後孫)인 한민족(韓民族)에게 윷놀이는 수천년을 넘게 계속 전승(傳承)되고 있는 토속적(土俗的)인 놀이이다. 그런 윷판(천부경 2의 첫번째 사진)처럼 나라를 네 구역(區域)으로 나누어 서로 경쟁(競爭)시키면 효율적(效率的)으로 나라를 경영(經營)하게 된다는 역사적(歷史的)인 기록이다. 또한 마한세가(馬韓世家)를 보게되면, "윷놀이를 만들어 이로서 환역(桓易)을 강연(講演)하니, 신지(神誌) 혁덕(赫德)이 문자(文字)로 적어놓은 천부경(天符經)의 남겨진 의미일 것이다" (12)라는 말이 나온다. 즉 천부경이 나온 이후에 대중(大衆)을 위하여 윷놀이를 고안(考案)하였으며, 주역(周易, 易經)과 비슷한 책으로서, 세상 만물의 변화(變化, 易)와 그 이치(理致)를 담은 환역(桓易, Hwanyok)이 있어, 이 윷놀이를 통하여 그 내용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였다는 말이다. (13) 여하튼 대부분의 상고(上古) 문헌(文獻)에서는 사(四)가 국토면적(國土面積)을 가르거나, 하루의 시간(時間)을 구분하는데 사용되었다. 그리고 환(環)은 고리 모양의 옥(玉)에서 비롯된 것으로 돌다, 감싸다, 선회(旋回)하다라는 뜻이 있다. 그리고 오(五)는 하늘(天, 陽)과 땅(地, 陰)이 합치는 모양( 二 + X = 五 )에서 비롯하였다.
단군세기(檀君世記)를 보면 이런 기록(記錄)이 나온다. "임자(壬子) 12년(B.C. 2229) 신지(神誌) 귀기(貴己)가 칠회력(七回曆)과 구정도(邱井圖)를 만들어 바쳤다."(14) "해가 움직이는 것을 낮이라 하고, 달이 움직이는 것을 밤이라 하며, 별의 순환(循環)과 춥고 더운 것을 관측(觀測)하여 한 해의 시작으로 삼았다."(15) "모두 함께 7일을 주기(週期)로 삼신(三神)에게 나아가 맹서(盟誓)하니, 삼홀(三忽)이 깨닫고 구환(九桓)이 배운다. . . . 이로서 3, 7일을 정하여 모두 모여 훈계(訓戒)를 들었다."(16) "자부선생(紫府先生)이 일곱 번을 주기로 신(神)께 제사드리는 책력(冊曆)을 만들었다. . . . 일곱 번을 주기(週期)로 신(神)께 제사드리기로 정하였다." (17) 또한 신시본기(神市本記)에서는, "신시(神市) 시대에는 칠일(七日)을 돌아가며 신(神)에게 제사지내는 책력(冊曆)이 있었다. 첫째 날에는 천신(天神)에게, 둘째 날에는 월신(月神)에게, 셋째날에는 화신(火神)에게, 넷째 날에는 수신(水神)에게, 다섯째 날에는 목신(木神)에게, 여섯째 날에는 금신(金神)에게, 일곱째 날에는 토신(土神)에게 제사(祭祀)를 지내었다."(18) 라고 하였다. 즉 칠회력(七回曆)이라 하여 7일 주기(週期)로 제사드리는 것에서부터 나중에는 7일을 각각 다른 신(神)을 정하여 제사드리게 되었다 한다.(19) 이상으로 미루어 칠(七)이라는 숫자는 주로 책력(冊曆)에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는 하늘의 주인이자 양(陽)과 음(陰)을 대표하는 해와 달, 그리고 만물(萬物)의 대표적인 속성(屬性)인 불, 물, 나무, 금속, 흙으로서, 해(太陽)와 달(月)에 다섯가지 요소(要素)가 합쳐진 것이다.
태백일사(太白逸史)에서 인용(引用)된 표훈천사(表訓天詞)에서는 오제(五帝)와 오령(五靈)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데, 그 중 오령(五靈)은 물(水), 불(火), 흙(土), 나무(木), 금속(金屬)을 말하는 것이다.(20) 물은 불을 진화(鎭火)시켜 불을 이기며, 흙은 물을 빨아들여 물을 이기고, 나무는 흙에 뿌리를 박아 흙을 이기고, 금속은 나무를 잘라 나무를 이기며, 불은 금속을 녹여 금속을 이기게 된다. 이 다섯가지(五) 과정(過程, 行)이 계속 반복되어 자연계(自然界)의 순환(循環) 고리가 형성되며, 이를 그리스(Greece)의 원소설(元素說)과 비교하여 오원소(五原素, 5 Elements)라고 불리워 왔다. 고대(古代) 그리스의 아낙시만드로스(Anaximandros)는 우주(宇宙)가 불, 흙, 공기, 물의 네가지 원소(元素)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와 함께 이것들의 근원(根源)인 무한(無限)한 것(apeiron)이라고 하는 다섯번째 원소가 있다고 주장하였다.(B.C. 560) 그 후 이 원소들이 서로 싸우는 성질이 있다거나, 각기 신(神)으로 생각하기도 하였으며,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B.C. 384~322)에 이르러 건열냉습(乾熱冷濕)의 4개의 성질(性質)로 바꾸어진 것이다.(21)
기초원소(基礎元素, Fifth Elements)와 물, 불, 흙, 공기의 네가지 원소를 합하면 다섯가지가 되며, 오령(五靈)이나 오행(五行)과 비교하였을 때, 나무와 금속이 빠지고 대신 공기와 제5원소인 기초원소가 들어가게 된다. 여기서 공기(空氣)와 기초원소는 천부경에서 말하고있는 하늘이라 하는 일(一)의 본체(本體)와 현상(現象)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Greece)의 원소설(元素說)이 처음에는 5 원소에서 시작되었으며, 또한 신성(神性)을 부여하였다는 점에서 오행설(五行說)과 비교를 해볼 수 있다. 오행(五行)은 오행상극(五行相剋) 등의 수많은 범위에서 적용(適用)되는 만큼, 그 기원(起源)에 대하여도 갖가지이다. 그렇지만 칠회력(七回曆)의 연원(淵源)을 보면 그 기원(起源)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낮과 밤을 안녕(安寧)하게 지키는 일신(日神)과 월신(月神)이 있었으며, 낮(日神)이 밤으로 바뀌면서 달이 뜨고, 그리하여 밤(月神)이 낮을 이기며, 다시 새벽이 되면 해가 떠서, 낮이 밤을 이기는 반복이 계속된다. 마찬가지로 불(火神), 물(水神), 나무(木神), 금속(金神), 흙(土神)이 있어, 서로 이기고 지고 하는 순환(循環)이 계속되기 때문에, 만물에 신(神)이 있다고 생각하는 고대인(古代人)들에게는 이 다섯가지 요소(要素)가 신적대상(神的對象)으로 등장(登場)할 수 있었다. 그러니 칠회력(七回曆)은 각각의 하루를 편안하게 지내게끔 보살펴주는 신(神)들을 위하여 제사(祭祀)를 드리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의 기반(基盤)이 되고, 현재의 1주(週)가 만들어진 것이다. 태백일사(太白逸史)에는 이런 글이 있다. "자부선생(紫府先生)이 . . . 해와 달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이어서 오행(五行)의 이치(理致)를 연구하여 칠정운천도(七政運天圖)를 작성하니 이것이 칠성력(七星曆)의 시작이다."(22) 여기서도 칠회력(七回曆)이나 칠성력(七星曆)은 해와 달, 그리고 오행(五行)이 합쳐져서 만들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음양오행(陰陽五行)은 음양(陰陽)과 5원소(元素)를 각기 구분하여 그 속성(屬性)의 상관관계(相關關係)를 우선하여 말한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도 음(陰)과 양(陽)이 순환하며, 다섯가지 과정(過程)이 계속 반복(反復)되어 순환(循環)한다는 것에 그 기원(起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천체(天體)와 지구(地球)의 움직임(運動)과 그 순환(循環)에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附與)하게 되었으며, 그리하여 공간(空間)을 지각(知覺)하게 되어 그 기하학적(幾何學的)인 규모와 거리를 알게되었던 것이다.
고대(古代) 사회(社會)에서 인구(人口)가 많아지고 나라가 넓어지면서 지도자(指導者)들은 이를 기록할 수 있는 글자가 필요하게 되었으며, 매년 순환되는 별자리와 계절(季節)로 인하여 책력(冊曆)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산술(算術)이 생기고, 그와 함께 늘어나는 자기 영토(領土)의 면적(面積)을 기록하기 위하여 토지(土地) 측량(測量)이 필요하게 되고, 여기서 기하학(幾何學)이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에는 주비산경(周비算經, Choupisuanching)(23)이라고 하는 천문학(天文學)에 관한 고대(古代)의 수학책(數學冊)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 책에는 유명한 피타고라스(Pythagoras, B.C. 5세기)의 정리(定理)에 관한 내용이 실려있다. 오른쪽 그림이 그것인데, 즉 직각삼각형(直角三角形)의 가로, 세로의 비례(比例)가 3 : 4 이면 그 빗금의 길이는 5라는 공식(公式)을 피타고라스 이전에 알고있었다는 말이다. 이 그림을 자세히 보면 중앙의 모눈 하나를 중심으로 3 : 4 : 5 비율(比率)의 네 개의 직각삼각형이 둘러져 있으며, 그 모든 것을 포함하여 각 변이 7 모눈으로 분할(分割)된 정사각형(正四角形)이 그려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을 통하여 너무도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으로, 삼(三)과 사(四)를 이용하여 오(五)를 만들 수 있으며, 삼(三)에 사(四)를 합하여 칠(七)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피타고라스 정리를 이용하여 직각(直角)으로 이루어진 두 변(邊)의 길이를 알면 그 빗금의 길이와 전체 면적(面積)을 알 수 있기에, 불규칙한 모양으로 이루어진 땅의 면적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당시에 이러한 방법은 매우 혁신적인 측량법(測量法)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하여 천부경 본문(本文)에서 말하는 "운삼사(運三四) 성환오칠(成環五七)"을 살펴보면, 삼(三)과 사(四)를 움직여서 오(五)를 만들고, 삼(三)과 사(四)를 합하여 칠(七)을 만들 수 있으며, 동시에 삼(三)과 사(四)는 오(五)와 칠(七)을 만들게 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계속 수(數)를 증가시키더라도 같은 방법(方法)과 비율(比率)을 적용하여 많은 수(數)와 면적(面積) 등을 계산할 수 있으며, 동시에 이 모든 것이 각각 나름대로의 의미(意味)와 용도(用途)를 갖고 순환(循環)하는 음양오행(陰陽五行)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